피, 비, 그리고 속임수

알리고 발레리 킹 시점

빗줄기는 얼어붙은 채 쉼 없이 쏟아졌지만, 바깥의 추위는 내 가슴 속을 잠식하는 죽은 듯한 공허한 서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.

나는 열린 묘혈 가장자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. 눈은 너무도 어둡고 깊이 꺼져 있었으며 충혈되어, 거울에서 내 얼굴을 마주쳤다면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.

그 마호가니 관 속에 도미닉이 있었다. 내 어린 시절의 친구. 혈연이 아니어도 형제나 다름없던 사람.

기억이 눈꺼풀 안쪽에서 번뜩였다. 대리석 바닥 위에 쓰러진 그의 모습. 그 광경을 떠올리자 목구멍에 극심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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